
미국에서 비비고 냉동김밥을 판매하는 매장이 4,734곳으로 늘었습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7월까지 미국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9% 증가했습니다.
판매 매장은 지난해 1,924곳에서 4,734곳으로 확대됐습니다.
Kroger, Albertsons, Food Lion, Meijer 등 미국의 주요 유통망 10곳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K푸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이야기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함께 살펴볼 숫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한국의 대미 냉동김밥 수출액은 2025년에 전년보다 약 80% 감소했습니다.
한쪽에서는 수출이 크게 줄었고, 다른 쪽에서는 비비고의 판매 매장과 매출이 늘고 있습니다.
두 숫자는 조사 대상과 기간이 다릅니다. 하나는 한국 전체의 수출액이고, 다른 하나는 특정 기업의 미국 매출입니다.
직접 비교해 시장이 회복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 변화는 한 가지 흥미로운 질문을 남깁니다.
한 번 유행한 음식이 어떻게 미국 대형 슈퍼마켓에서 계속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되는 걸까요?
유행은 상품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수천 개 매장에서 판매하려면 안정적인 생산과 일정한 품질,
보관과 운송, 유통망 확보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비비고 김밥의 최근 변화는 바로 그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미국 냉동김밥은 2023년 유행한 뒤 2025년 수출이 크게 줄었다
미국에서 냉동김밥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닙니다.
2023년 8월, 미국 식료품 체인 Trader Joe's에서 판매한 한국산 냉동김밥이 SNS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제품을 소개하고 먹어보는 영상이 퍼졌고, 냉동김밥을 찾는 소비자도 늘어났습니다.
그 영향으로 2024년 한국의 대미 냉동김밥 수출액은 약 220만 달러까지 급증했습니다.
그런데 2025년에는 약 44만 달러로 감소했습니다. 전년 대비 약 80% 줄어든 것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 수치는 한국산 냉동김밥 전체에 관한 자료입니다. 비비고 한 브랜드의 판매가 80% 감소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또한 2025년 수출액은 유행 이전인 2023년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냉동김밥의 인기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확실한 것은 2024년의 폭발적인 수출 증가가 다음 해까지 같은 규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은 미국의 대형 유통망을 확대했습니다.
비비고 냉동김밥은 2024년 12월 Kroger에 입점했고, 이후 다른 유통사로 판매망을 넓혀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살펴볼 부분은 소비자들이 김밥을 얼마나 검색했느냐보다
기업이 늘어나는 판매처에 어떻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느냐입니다.
비비고 김밥의 미국 판매 매장이 4,734곳으로 늘어난 의미
미국 슈퍼마켓 한 곳에 상품을 입점시키는 것과 수천 개 매장에 공급하는 것은 다릅니다.
매장 하나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비교적 적은 물량으로도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판매처가 늘어나면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아집니다.
매장마다 필요한 물량을 공급해야 합니다. 제품의 맛과 품질도 일정해야 합니다.
냉동 상태에서 보관하고 운송하는 과정도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식품은 생산량만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같은 제품을 구매했는데 매번 밥의 식감이 다르거나 속재료의 상태가 달라진다면 소비자는 품질을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대형 유통사 역시 상품을 취급할 때 판매 가능성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비비고 김밥의 4,734개 매장 확대는 단순히 광고를 잘했다는 이야기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더 많은 매장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이 갖춰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입점한 매장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소비자들이 계속 구매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비비고 김밥이 미국의 대형 유통망에서 판매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이 2026년 3월 냉동김밥 생산라인을 자동화한 이유

이런 변화와 함께 살펴볼 만한 것이 CJ제일제당의 생산시설 투자입니다.
2026년 3월 25일 CJ제일제당은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 냉동김밥 자동화 생산시설을 구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약 1년 6개월에 걸쳐 설비를 개발했으며, 속재료를 넣는 과정부터 김밥을 자르고 트레이에 담는 과정까지 자동화했습니다.
CJ제일제당은 이를 통해 생산 속도를 높이고, 제품마다 무게가 달라지는 편차를 줄이며, 생산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밥과 속재료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한 기술도 적용했습니다.
밥을 짓는 방법과 재료별 열처리 조건을 조정하고, 급속 냉동 기술을 활용해 보관과 유통 과정에서도
품질을 유지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이 내용은 단순한 공장 증설 소식보다 의미가 있습니다.
김밥은 여러 재료를 함께 사용하는 음식입니다. 밥의 상태도 중요하고, 각 재료의 식감도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갓 만든 김밥을 먹는 것과 냉동김밥을 해동해 먹는 것은 조건이 다릅니다.
냉동김밥이 상품으로 경쟁하려면 냉동과 해동을 거친 뒤에도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맛과 품질을 유지해야 합니다.
CJ제일제당은 이 문제를 생산기술과 공정 관리로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더 많이 만드는 능력과 일정한 품질로 만드는 능력을 함께 확보하려는 것입니다.
자동화 설비가 2026년 미국 매출 증가를 얼마나 이끌었는지는 공개된 자료만으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공장 자동화와 유통망 확대가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CJ제일제당은 냉동김밥을 일시적인 화제 상품으로만 취급하지 않고,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공급할 제품으로 키우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판매 매장은 약 146% 늘었는데 매출은 59% 증가했다
이제 처음의 숫자를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6년 1~7월 비비고 냉동김밥의 미국 매출은 59% 증가했습니다.
판매 매장은 지난해 1,924곳에서 4,734곳으로 약 146% 확대됐습니다.
매출도 늘었고 판매처도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만으로 모든 매장에서 판매가 잘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매출 증가율은 일정 기간의 판매 실적이고, 매장 수는 서로 다른 시점의 입점 현황입니다.
두 수치를 단순히 나누어 매장당 매출이 감소했다고 계산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확인해야 할 자료는 따로 있습니다.
기존 매장의 판매량이 얼마나 늘었는지, 새로 입점한 매장에서 얼마나 판매됐는지,
유통사가 얼마나 자주 추가 주문하는지 등을 살펴봐야 합니다.
이런 정보가 있어야 판매망 확대가 실제 소비자 수요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제품이 미국 슈퍼마켓에서 평범한 일상 상품으로 자리 잡았는지 확인하려면,
입점 매장 수뿐 아니라 시간이 지난 뒤에도 판매가 유지되는지를 봐야 합니다.
4,734개 매장은 분명 중요한 성과입니다.
하지만 많은 매장에서 판매할 기회를 얻었다는 것과 그 매장들에서 꾸준히 팔리는 상품이 되었다는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비비고가 앞으로 증명해야 할 부분도 여기에 있습니다.
유행한 음식을 일상 상품으로 만드는 일

처음에는 새로운 한국 음식이라는 이유로 냉동김밥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SNS에서 봤던 제품이 궁금해서 먹어보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관심만으로 대형 유통망에서 오랫동안 판매되는 상품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소비자가 다시 구매할 만한 제품이어야 하고, 기업은 그 제품을 필요한 곳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유통사는 계속 취급할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는 마케팅만큼이나 생산과 품질 관리, 공급망 운영이 중요해집니다.
비비고 김밥의 사례에서 제가 주목한 것도 이 부분입니다.
2023년 미국에서 냉동김밥이 화제가 되었을 때 많은 사람의 관심은 상품 자체에 모였습니다.
2026년 비비고의 변화를 보면 상품 뒤에 있는 기업의 움직임이 보입니다.
생산라인을 자동화하고, 품질을 일정하게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미국의 대형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이 소비자의 지속적인 구매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합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한 번 유행한 상품을 오래 판매하려면 사람들의 관심만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그 관심을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상품과 운영 능력이 필요합니다.
비비고 김밥이 들어간 4,734개 매장은 그 가능성을 보여 주는 숫자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진열대에서 얼마나 오래, 얼마나 꾸준히 선택받을 수 있느냐입니다.
- CJ제일제당, 냉동김밥 자동화 생산시설 구축 — 2026년 3월 25일
- Korea JoongAng Daily, Gimbap makes a U.S. comeback — 2026년 10월 2일
- Seoul Economic Daily, Bibigo Frozen Gimbap Sales Jump 59% in U.S. Market — 2026년 10월 2일
- 매일경제, 한국 냉동김밥 미국 수출 변화 — 2026년 1월 20일
- Korea JoongAng Daily, 2023년 Trader Joe's 냉동김밥 유행 보도 — 2023년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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